'총재님, 금리 확 올려버릴까요?'
미국 CPI와 PPI의 발표로 하룻동안 미국 증시가 지옥과 천당을 왔다갔다 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미국증시 안좋을때도 안좋고 좋을때도 안좋은 한국 증시처럼 이에못지 않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한국금리의 현실이다.
이럴때 속이라도 시원하게 '금리 확 올려버릴까요?라고 내지른 한은 조 윤제 금융통화위원의 발언이 화제다.
12일 오전 한국은행 본관 16층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4월 중 임기 만료로 마지막 금통위에 참석한 조 윤제위원과 서영경 위원에게 소감을 묻는 과정에서다. 한번 웃어보자고 한 이창용 총재에 화답(?)한 말이란다.
-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개회 전 두 위원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소감을 물었다. 두 위원이 별다른 대답이 없자 "이럴 때 금리 얘기를 하시면 다들 좋아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조 위원의 발언은 그 직후에 나왔다. 이 총재가 잘 듣지 못하고 다시 묻자 조 위원은 "확 올려버릴까요?"라고 재차 말했다.고 한다.
물론 조 위원의 발언은 농담조였다. 조 위원은 금통위의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 위원으로 꼽힌다. 평소 가계부채 확대 우려 등을 강경한 어조로 언급하며 긴축적 금리 기조를 이어나가야한다는 의견을 주로 피력했다. 4년간의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통화 긴축에 무게를 두는 소수의견도 다수 냈다.
의외로 조의원의 주장에 많은 경제전문가들도 동조하는 현실이다. 경제에 관심을 가진 국민들 조차 2023년 하반기부터 2024년초 사이에는 미국따라서 금리를 한두번 더 올렸어야 했다고 말한다. 경제충격을 최소한 하고 물가와 국민부채를 줄일 수 있는 처방제 역할의 기회였다면 아쉬워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그사이에 약했던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너무 더 약해져버렸다.
치아는 썩어서만 뽑는게 아니라 잇몸이 약해져도 생이를 뽑게 될 때가 있다. 우리나라 경제는 잇몸 무른 생이빨인가. 잇몸을 튼튼하게 하는 방법은 있다. 일단 소금물로 소독을 해야 한다. 그러나 처음 소금물을 아리고 짜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에서 연 3.5%인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월 이후 10회 연속 동결이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3.1%로 나타나면서 물가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금리를 먼저 내리기는 어렵다고 본 것으로 파악된다.